유재석 씨가 어딘가에 나와서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이 제일 솔직한 것은 혼자 있을 때고, 그 혼자 있을 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정말로 무언가를 위해 열심히 했는가.
스스로 생각해 봤을 때 그런 것 같지 않다.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뭔가가 남아 있는데 하지 않았다던지 그런 게 아니다.
주어진 것 말고, 주어진 것을 포함해 그보다 더 큰 단위헤서 내가 생각하는 방향을 향해… 정말로 해봤는가?
특정한 업무를 어떻게 하는가를 배우는 일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맞춰서 할 때, 시간에 정말로 취할 수 있다. 그럴 때 느껴지는 시간의 표정이 있다. 희망섞인, 우직한, 숨죽인 응시.
시간이 그런 표정을 하고 있을 때 나는 살아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뭔가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여행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행을 떠났는데, 그때 마주한 시간들은 내가 꿈꾸던 그런 시간들이 아니었다.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고 했던가.
냉정하게 물러나야 할 문제가 있고, 심지 굳게 지켜야 할 문제가 있다.
지켜야 할 문제에서 물러난다면 시간은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물러나야 할 문제에서 고집을 부리면 시간은 화난 표정을 짓는다.
시간이 이런 표정을 짓고 있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