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이야기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아니, 오히려… 생각이 같은 사람은 없다. 아주 강하게 다르냐 아니냐의 문제일 뿐, 생각은 왠만하면 다르다. 문제는 내가 조금이라도 인정한 사람들이, 내 곁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일이다.

나는 이런 것에 매우 취약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스스로 어느 정도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두고, 기대도 하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혼자 실망하고 손절하는 식이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의아한 일이다. 딱히 손절한 사실을 알리지는 않기 때문에, 의아할 일도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적어도 그렇게 바란다.

그런데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닌 것 같다. 이게 그냥 인간관계가 좁아지는 그런 결과 말고… 애초에 스스로가 너무 쉽게 위협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나랑 생각이 다른 누군가의 존재가 마치 나의 존재를 위협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굉장히 불필요한 사고의 확장 방식인 것 같다. 애초에 생각이 비슷한 사람이 있을 리 없고, 좀더 물러나서 생각할 때도 배울 점이 많은 사람에게도 실망스러운 점이 공존할 수 있다.

이런 일들이 있을 때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면, 나는 모두에게 실망하고 만다. 그것은 결국 인류에 대한 실망으로 나아가므로, 몹시 귀찮은 생각의 흐름에 빠져들게 된다.